부산 불자들, 힘 합쳐 군포교 활동

53사단 자운사 등 법당에서 맹활약
기도모임 예술가단체 ‘봉사와 공연’

53사단은 부산 전역과 울산을 방어하는 향토사단이다. 전방에 비해 후방은 관심이 덜 쏠린다. 하지만 불심이 가장 강하다는 불도(佛都) 답게 부산 불자들은 다르다. 수많은 후원단체가 결성돼 사단을 돕고 있다.

53사단 법당은 사단 법당인 호국 자운사를 비롯 예하 127연대 본부 호국사와 신교대 흥국사, 126연대 1대대 광천사, 127연대 본부 호국사와 4대대 혜국사 등 5개 법당이 있다. 이 5개 법당을 부산지역 사찰 신도들이 후원회를 결성해 돕고 있다.

◀ 53사단을 군포교를 돕는 부산지역 신도들의 모습. 호국 자운사에서 떡볶이를 보시하고 있다.

이 후원단체들은 오래전부터 꾸준히 돕고 있는 점이 남다르다. 우선 자운사는 보현회 관음회와 이름을 짓지 않은 한 기도 모임 등이 돕고 있다.

현역군인과 가족들로 구성된 여신도회 관음회는 국수와 수제비를 지원하고 보현회는 샌드위치 만두 등을 보시한다.

10여명으로 구성된 한 기도모임은 순대와 떡볶이를 만들어준다. 지난 8일 2주차 일요일 법회를 책임진 이 기도모임 회원 10여명은 떡볶이와 순대를 준비해 장병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흥국사는 부산 영주암 정관스님이 가장 눈길을 끈다. 원로의원인 스님은 8년 째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신교대 3주차 수계법회를 주관해오고 있다. 정관스님의 수계를 도와 ‘119 나눔 봉사단’이 간식과 합장주를 선물한다. 매주 일요일 저녁법회는 더 풍성하다.

1주차에는 초읍 불광사가 음료와 샌드위치를, 2주차에는 법당에서 자체적으로 자장면을 보시한다. 3주차에는 박순옥 포교사가 케익과 빵을, 4주차에는 부산 예술가들의 연합단체인 포교 예술단에서 훈련병들을 위문한다.

울산에 본부를 둔 127연대는 울산 지역 사찰 포교사 신도들이 ‘방어’한다. 울산 정토사 덕진스님을 비롯 석남사 포교원, 용안사 등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중 정토사는 문수포교사를 결성, 127연대와 예하 대대 법당을 거의 매주 책임진다.

양산에 위치한 126연대 1대대는 통도사 세봉스님과 구불사 각인스님이 맡고 있다. 이들은 모두 오래전부터 53사단 위문을 책임져 왔다. 부산 지역 비구니스님들의 모임은 화엄회 상화스님도 매월 30만원씩 지원한다. 안국선원 주지 수불스님은 사단 주지 법사가 해안초소를 방문할 때 쓰라며 200만원을 보시했다.

53사단 주지 서원 홍창우 법사는 “불심 깊은 부산답게 사찰과 신도 등 민간포교사들이 군포교를 책임지고 있어 장병들 위문품은 부족한 점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부산 시내에 산재한 부대는 지원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영도에 본부를 둔 125연대는 부산 시내 곳곳에 부대를 두고 있다. 선암사 주지 도각스님이 본부를 1대대를 청파포교사 팀이 2, 7대대, 운수사 신묵스님이 5, 6대대를 책임지고 있지만 3, 4대대는 아직 지원자를 구하지 못해 방치하고 있다.

전방 사단이 좁은 지역에 밀집해 있는 반면 후방은 대체로 관할 지역이 넓다. 53사단도 부산 시내 전역과 양산 울산까지 포함하고 있는데 해안 초소를 주지 법사가 도는데 8일이 꼬박 걸린다. 따라서 후방은 주지 법사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감당을 할 수가 없다. 민간 사찰과 불자들의 지원이 절실한 것이다.

홍창우 법사는 “부임 후 해안 초소를 한번 방문하고 법당 현황 파악에다 년초 기도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이제 지원이 부족한 부대를 도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박부영 기자 chisan@ibulgyo.com
[불교신문 / 2501호 2009년 2월 18일]